뚄뚀의 세상

뚄뚀가 하는 것을 모아 전하는 곳

쓰다 10

오랜만입니다.

매우 오랜만입니다 한동안 새로운 취미에 빠져 이곳에 상당시간 소홀했습니다 잘 지내셨나요 나의 과거들이여 빠져있던 취미도 시들 마음도 약간 공허한 게 다시 키보드를 두들겨볼까 해서요 생각을 짜내고 써내리다 보면 비워지지 않을까요 어쩜 나는 우울할 때 비로소 써지나 봅니다. 뜨개도 잠시 했었는데요 하면서도 생각들이 잡다하게 나더이다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은요 뉴스나 정보는 아니더라도 제 생각만요 제 마음이라도 비우러 올게요

마음을 쓰다 : 생겨나다

드라마를 보면 아빠와 다정히 있는 부녀 혹은 부자의 모습을 보고 부러워함과 동시에 슬픈 표정을 지어 보이는 주인공이 가끔 등장한다. 나에겐 처음부터 부(父)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알고 컸고 성인이 되어서야 '부'의 죽음으로 인한 빚의 상속을 독촉받는 서류로 '부'의 존재를 알았다. 이러해서 나는 그 주인공의 마음을 일절 공감하지 못했으며 어떠한 감정조차 생기지 않았다. 애초에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감정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사전적 또 다른 부(富)의 존재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수저론 자체를 모르고 컸다. 어릴 적 나를 비롯한 어린 나의 지인들 모두가 가멸게 태어나지 않았으며 청소년기에도 '부'로 인한 등급에 차이를 경험하지 못했다. 어쩌면 차이로 인한 차별을 스스로 무시하고 살아온 건지도 모르..

마음을 쓰다 : 변한 마음

그가 쳐주던 피아노 소리가 좋았다 불 꺼진 내 방에서 그와 나누던 통화가 즐거웠고 가로등 불빛 아래 그는 이뻤다 흔들의자 위에 함께 앉아있던 순간이 따뜻했다 그와 나는 변했고 다퉜다 다투다 영영 멀어졌다 좋았던 마음이 변했다 나눴던 순간순간의 기억들이 날 괴롭혔다 한참을 울었고 한참을 그리워했다 그때의 나와 너는 없다.

마음을 쓰다 : 다시 일어나는 법

저 날은 방전되어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그런 날이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겨워 몸서리쳐지는 날, 흐트러진 침대 위에서 꼼짝도 하기 싫은 날, 의미 없이 시간만 태우는 날. 꾀죄죄한 차림을 하고 부스스 일어나 문득 거울을 봤는데 이렇게 한심할 수가 있나 싶다 작고 쓴웃음이 나왔다 정신을 차리려 차디찬 냉수를 들이켜도 소용이 없었다 찬바닥 구석에 묵직한 몸을 뉘이고 눈을 감았다 떠오르는 것들은 모두 과거에 있었다 기억의 감정 조각조각들이 구분 없이 마구 섞여서 밀려왔다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 속에서도 반짝이는 순간은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나 자신을 위로했다 불현듯 이 순간을 메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난 눈을 뜨고 일어나 기지개를 켠 뒤 다시 펜을 잡았다.

마음을 쓰다 : 새삼 생각 나는 것

/이 글은 뭘 놓쳤을 때 썼던 글일까 나의 일기장 노트 끝에 자그마하게 적혀있는 이 글귀가 안쓰럽기 짝이없다 후회의 글은 지나고 나서 다시 봐도 아프다. 오늘, 어디선가 쓰는 걸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들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이다 나는 왜 그때 멈췄을까 재능이 없어서 그랬을까 배움이 없어서 그랬을까 엄청난 미련들이 몰려왔다 문득 생각했고 문득 후회했다 후회하는 것을 멈추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먼 훗날 그날의 내가 새삼 후회하지 않도록 하려 한다

불면증 : 잠들지 못하는 밤

난 불면증 환자다. 20대 초반 무언갈 빼앗기고 난 이후 시작된 불면으로 참다 참다 수면제를 처방받았고 난 10년 가까이 수면제와 공생했다. 그러던 중 올해부터 6개월 이상 장기처방이 안되어 난 자연스럽게 단약을 결심했다. 아직 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한 그 순간부터 불안증상은 날로 심해졌다. 꼭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져야 하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거처럼 말이다. 맞다 약을 끊는 건 마치 연인과 헤어지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잠이 안 오는 건 당연한 것이고 심장이 터질 듯 뛰다 고요하다 숨이 가쁘다 몽롱하다 안개가 낀 거처럼 뿌옇게 된다. 한 2주 정도 그랬던 거 같다. 제발 다시 약을 먹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차라리 기절해 쓰러지고 싶어서 자해도 했다. 죽고 싶다고..

코로나추석 정말 괜찮을까? (주관적 견해)

코로나와 추석 그리고 여행 지난번 휴가기간 이후 또 한 번 빵 터져 버린 코로나 확진자들로 연일 추가 확진자가 나오며 나는 매일 불안에 떨며 생활하고 있는 일개미이다 나를 비롯한 나의 가족 그리고 지인들은 전부 나와 같은 생각으로 불안해하며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현실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로만 가득해 보인다 혹시 나를 위한 몰래카메라인가? 전 세계가 나 하나를 위해 꾸미고 있다는 망상에 빠지게 할 정도로 큰 괴리감을 준다 오늘 봤던 기사에선 코로나라 추석에 가족들에게 못 간다고 미안해하며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의 내용이 있었다 이 얼마나 황당한 경우인가 관광지들 숙박업소 예약이 꽉 찼다는 글을 보고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 한참 웃었다 나 역시 추석에 가족들을 만나야 하나 ..

숨막히는 코로나시대

2019년의 끝자락 12월 어느날 나는 결혼을 하였다 긴 연애 끝 결혼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고단했다 큰 메리지블루를 겪었고 준비하는 일 년 가까이 늘 얼굴을 찌푸리고 있어 미간에 주름이 박혔다 정신없이 식을 치르고 또 정신없이 급하게 신혼여행지로 떠났었다 신혼여행 내내 아팠더랬다 얼마 가지 않아 설날이 왔고 그때쯤 코로나도 함께 왔다 그게 나의 마지막 여행(?)이다 난 겁이 무척 많고 예민한 성격이라 코로나 초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지냈다 사실 조금 지치기도 한다 누구나 그러하겠지 극장도 공연도 축제도 휴가도 아주 소소한 데이트마저 급작스레 바뀌어버린 현실이 그래서 소통이 참 고팠다 재미없는 나의 하루의 이야기를 들어줄 어떤 것이라도 필요한 순간들이다

하나

첫 시작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되었고 '내가 할수있는게 있을까' '그냥 하자' 해서 블로그를 개설합니다 그리고 씁니다 완료 버튼 까지 누른다면 하나 해낸 것이겠죠 첫 글이라 아주 자연스럽게 존대를 쓰게 되었네요 이곳은 이제 제 공간이니 편하게 쓰겠습니다 / 바로 편하다 역시 말은 짧을수록 좋다 듣기에도 보기에도 말하기에도 말이다 이곳을 매일 쓰는 가계부나 일기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려 한다 습관처럼 내 것처럼 자유롭게 하고 싶다 아무튼! '쯔니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