뚄뚀의 세상

뚄뚀가 하는 것을 모아 전하는 곳

파파고 2

마음을 쓰다 : 다시 일어나는 법

저 날은 방전되어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그런 날이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겨워 몸서리쳐지는 날, 흐트러진 침대 위에서 꼼짝도 하기 싫은 날, 의미 없이 시간만 태우는 날. 꾀죄죄한 차림을 하고 부스스 일어나 문득 거울을 봤는데 이렇게 한심할 수가 있나 싶다 작고 쓴웃음이 나왔다 정신을 차리려 차디찬 냉수를 들이켜도 소용이 없었다 찬바닥 구석에 묵직한 몸을 뉘이고 눈을 감았다 떠오르는 것들은 모두 과거에 있었다 기억의 감정 조각조각들이 구분 없이 마구 섞여서 밀려왔다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 속에서도 반짝이는 순간은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나 자신을 위로했다 불현듯 이 순간을 메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난 눈을 뜨고 일어나 기지개를 켠 뒤 다시 펜을 잡았다.

마음을 쓰다 : 새삼 생각 나는 것

/이 글은 뭘 놓쳤을 때 썼던 글일까 나의 일기장 노트 끝에 자그마하게 적혀있는 이 글귀가 안쓰럽기 짝이없다 후회의 글은 지나고 나서 다시 봐도 아프다. 오늘, 어디선가 쓰는 걸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들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이다 나는 왜 그때 멈췄을까 재능이 없어서 그랬을까 배움이 없어서 그랬을까 엄청난 미련들이 몰려왔다 문득 생각했고 문득 후회했다 후회하는 것을 멈추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먼 훗날 그날의 내가 새삼 후회하지 않도록 하려 한다